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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기후변화는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지정학적 관계와 경쟁을 촉발했다. 특히 중국은 기후 거버넌스에서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친환경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경제적 우위를 점하며, 인도적 지원을 군사력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중추적인 글로벌 행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안보 관점에서 우리는 중국의 다각적인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심도 있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첫째, 외교 영향력 측면에서 중국은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를 주도하는 동시에 녹색 보호주의로 분류되는 서구의 정책에 도전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중국의 기후변화 리더십은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하고 서방의 담론에 대응하기 위한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둘째, 경제 영향력 측면에서 중국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과 핵심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글로벌 에너지 상호연결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경제력 확장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셋째, 서방 국가들과 달리 주로 군대가 주도하는 중국의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호는 전략 지역에서의 물류와 군사작전 역량을 강화한다. 중국은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따라 인도적 지원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전략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한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외교, 경제, 군사 전략을 면밀히 분석하여 글로벌 역학 관계와 기후변화 대응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기후변화 완화 노력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여야 하며 대내적으로는 기후변화 적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차별화된 다자간 또는 양자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