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글로벌 핵질서는 ‘인식, 행위, 제도’라는 핵질서의 구성요소 전반에서 구조적 변동을 겪고 있다. 주요 핵보유국들은 핵질서의 안정적 관리에 대한 책임과 자제보다는 자국 중심의 군사적 효용을 우선시하는 행태를 강화함으로써 ‘전략적 유기(Strategic Abdication)의 환경’을 심화시키고 있다. 더불어 핵무기를 단순한 억제 수단이 아니라 실전 운용 가능한 군사적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핵무기 보유량 증대와 핵전력의 현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그간 핵질서를 지탱해 온 마지막 제도적 장치인 ‘뉴스타트 (New START)’ 체제마저 2월 만료를 앞두고 있어, 글로벌 핵질서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뉴스타트 만료 이후 핵군비통제 체제는 미·러·중 등 주요 행위자들의 이해관계가 구조적으로 충돌함에 따라, 극적인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 한 당분간 제도적 공백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러가 정치적 선언 형태로 기존의 탄두·발사수단 상한을 ‘정치적 자율 준수’ 형태로 유지하되, 현장 사찰·데이터 통보 같은 정식 검증 체제는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러 혹은 중국 간 정치적 합의의 수렴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나, 상당 기간 전략핵 상한, 일부 검증·CBM을 패키지로 묶은 ‘골디락스식 규범(Goldilocks Norms)’을 통해 최소한의 상호 구속력이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시사점으로는 첫째, 향후 핵군비통제 구도가 기존의 미·러 중심 양자 체제에서 다자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과 그에 따른 협상 구조의 복잡성 증대, 둘째, 핵군비통제 범위의 확장으로 기존 군비통제 모델의 효용성 상실 가능성, 셋째, 뉴스타트 종료가 NPT 체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 넷째, 이러한 변화 속에서 북한을 핵군비통제 레짐 내로 편입시킬 수 있는 가능성과 한계 등을 들 수 있다. 우리의 대응 방향으로는 첫째, 핵질서의 안정화를 위해 비핵·중견국가로서의 외교·규범적 역할을 강화하고, 둘째, 핵과 연계된 AI·우주·사이버 등 첨단 기술 영역에서 국제 규범 형성을 선도하며, 셋째, 뉴스타트 체제 종료 이후 전개될 수도 있는 다자간 군축 논의 과정에서 북한을 단계적으로 포함시키는 비핵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불안정한 글로벌 핵질서 하에서 핵추진 잠수함 등 핵심 억제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
(출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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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핵질서 동향과 핵군비통제 체제의 전망 및 시사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