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전략 insight. 132호, 청년의 연결은 평등하지 않다: 한국 청년들의 사회관계와 참여 지형

  본 브리프는 청년의 연결이 결코 평등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평균적으로는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친구나 중요한 일을 상의할 친구가 3.5~3.7명 있지만, 편차가 크고 연결 취약 청년들의 비율도 상당했다. 평일 점심·저녁 10끼 중 절반 이상을 혼자 먹는 청년들이 10%가 넘었고, 성인이 된 뒤 한 번도 연애나 결혼을 경험하지 못한 ‘모태솔로’ 비율은 20.2%로 다섯 명 중 한 명에 달했다. SNS를 하루에 여러 번 쓰는 고연결 집단이 47.6%인 한편, 월 1회 이하로 거의 쓰지 않는 ‘SNS 고립 집단’도 10.6%였다. 사회단체 참여는 평균 1.1개로 그 가운데 시민단체 참여가 0.14개로 가장 낮았고, 취미·동호회 참여가 청년들 공동체 참여의 주요 통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프는 이러한 연결과 단절이 특정 집단에서 일관되게 높게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평균값 이면의 격차가 학력·지역·계층이라는 구조적 위치에 따라 누적된다고 봤다.


  브리프는 사회 연결성의 가장 광범위하고 강한 단층선이 학력에 대한 기존 통념과 달리 ‘명문대를 나왔느냐’가 아니라 ‘4년제 대학을 나왔느냐’에 있다고 분석했다. 대학 진학률이 70~80%에 이른 ‘모두가 대학 가는 시대’에, 이른바 명문대 졸업자와 지방 4년제 졸업자 사이에는 대다수의 지표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반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은 거의 전 영역에서 불리했다. 지방 비수도권 4년제 대졸자와 비교할 때, 대학 미진학 청년의 사회단체 참여 강도는 –0.544로 모든 집단 가운데 격차가 가장 컸고, 평일 혼밥 비율은 4.3%p, SNS 미사용 비율은 6.3%p 높았으며, 여가활동 빈도는 29.2% 낮고 투표 참여율도 8%p 낮았다. 정치 고관심층 비율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데도 참여가 낮다는 점에서, 브리프는 이를 취향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기회의 박탈로 해석했다. 학벌 담론이 ‘대학 서열’에 주목하는 사이, 더 깊은 배제는 대학 진학 여부를 경계로 조용히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과 계층 격차도 뚜렷했다. 지방 대도시 출신 청년은 서울 출신보다 여가활동 범위가 약 0.80 표준편차 낮았고, 지방 소도시·농어촌 출신의 ‘모태솔로’ 비율은 서울 출신보다 10.5%p 높았다. 다만 도움을 청할 친구 수는 지방 출신이 서울 출신보다 0.37명 더 많아, 긴밀한 지역 유대가 일부 영역에서는 강점으로 작동하기도 했다. 출신계층의 효과는 친밀한 관계에서 가장 강해 상위 25% 계층 출신은 하위 25%보다 모태솔로 비율이 7.8%p 낮았다. 성별은 연결의 양보다 유형에서 갈렸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연인·배우자 보유 확률이 남성보다 11%p 높은 반면, 가족 외 타인과의 식사는 13%p, 정치적 관심은 9%p 낮았다.


  브리프는 이러한 격차가 한 영역에 그치지 않고 여러 삶의 영역에 걸쳐 누적되면서, 시민적 참여와 정체성, 정치적 효능성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그 결과 고학력·서울 거주·상위계층 청년의 입장과 서사가 언론과 정책 과정에서 과대대표되는 반면, 전문대ㆍ고졸ㆍ지방 거주·하위계층 청년의 목소리는 과소대표될 수 있다고 봤다. 정책적 지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집단의 목소리가 정작 정책 레이더에서 사라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브리프는 청년 고립과 연결 불평등이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크게 네 가지 정책방향을 제안했다.


  첫째, 지방의 문화·여가 인프라 확충을 문화 정책의 영역이 아니라 저출산·지역소멸 대응의 핵심 의제로 격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연장·전시 공간·스포츠 시설의 수도권 집중이 그 자체로 지방 청년의 만남 기회와 공동체 참여를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둘째, 산업 쇠퇴로 공동체가 해체된 지역에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관계 인프라’를 조성하고, 여성 청년이 정주할 수 있는 일자리와 생애 전망을 제시해 지속가능한 가족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셋째, 전문대·고졸 청년이 사회 참여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사회 전반의 제도적, 문화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직장 기반 동호회 지원과 지역 공동체 프로그램 접근성 강화 등을 통해 시간·비용·정보의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하나의 방향으로 제안했다.


  넷째, 취업률·소득·혼인율 중심의 기존 지표로는 포착되지 않는 사회 연결성 지표를 정책 평가 체계에 포함하고, 청년종합조사를 정례화해 변화를 추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국회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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