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안보 특집②] 제3차 핵시대, 한국 국방의 선택

손한별 전문가 사진

손한별

국방대학교 전략학부 교수

  • 국가안보문제연구소 핵·WMD대응연구센터장
  •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부(J5) 실무장교
  •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GWIKS),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IN-EAST) 방문연구원

핵무기를 제약하던 장치가 사실상 모두 사라진 자리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의 핵경쟁이 다시 불붙었고, 인공지능과 새로운 무기기술이 그 경쟁을 더 빠르고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른바 제3차 핵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한반도도 같은 흐름 속에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탄두를 몇 개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어떤 표적에 어떤 절차로 쓰려 하느냐이다. 한국은 핵위기를 관리하는 능력, 한미동맹의 첨단기술 협력, 그리고 억제와 복원능력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손한별 전문가 썸네일

Ⅰ. 새로운 핵시대가 도래하는가?

2026년 2월 5일,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이 만료되었다. 만료 자체는 예정된 일이었지만, 문제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합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로써 1972년 이래 처음으로 세계 핵무기의 대부분을 보유한 두 나라 전략핵무기의 상한이 사라졌다. “배치 전략핵탄두 1,550기, 투발수단 700기”라는 분명한 숫자와 검증 절차도 협정과 함께 사라졌다.

석 달 뒤인 4월 27일부터 5월 22일까지 뉴욕에서 열린 제11차 핵비확산조약(NPT) 평가회의에서도 최종문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2015년, 2022년에 이어 세 번 연속 실패한 것이고, 다음 평가회의는 2031년에야 열린다. 한 가지 특기할 것은 이번 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흥기술의 불안정화 효과가 정식 의제로 다뤄졌는데, 무엇이 핵질서를 흔드는지에 대해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있었지만 이를 다룰 수단에는 합의하지 못한 것이다.

일련의 실패는 새로운 핵시대로의 전환을 여실히 보여준다. 제1차 핵시대는 1945년부터 냉전 종식까지 미・소 초강대국의 핵경쟁이 지배한 시기다. 제2차 핵시대는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 신흥 핵무장국의 등장과 이에 대응한 비확산이 중심 의제였던 시기다. 그리고 제3차 핵시대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전후로 강대국 핵경쟁이 재점화되고, 파괴적 기술변화가 전략적 불안정성을 심화시킨 시기를 가리킨다.




이 시대를 규정하는 특성은 세 가지다. 먼저, 정치적 다극화이다. 미·러·중의 핵삼각체제는 경쟁자가 하나 늘어난 문제가 아니라, 예측이 불가능한 “삼체문제(3-body problem)”를 만들어낸다. 다음으로, 전략적 통합성이다. 평시와 전시, 군사와 비군사의 이분법이 무의미해지면서 낮은 수준의 일상적 경쟁이 언제든 핵사용으로 연결될 수 있다. 마지막은 기술의 연결성이다. 투발수단, 표적화, 핵지휘통제(NC3), 미사일방어, 우주·사이버, 지능형 결심이라는 여섯 가지 핵심기술이 개별 능력이 아니라 하나의 상호연동 시스템으로 발전한다.




이러한 특성은 냉전기에 형성되어 우리의 인식을 지배해왔던 핵전략 개념의 근본적인 재설정을 요구하고 있다. △억제안정성에서 위기안정성으로, △객관적 충분성에서 주관적 만족성으로, △공격-방어 균형에서 다영역 복합억제로, △핵보복에서 비핵거부로, △비확산에서 기술통제로의 이동이다. 최근의 국제 정세는 이 다섯 가지가 어떻게 현실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Ⅱ. 변화를 보여주는 5개의 장면

1. 위기안정성: 핵강압의 역설

2025년 10월 26일 러시아는 핵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의 시험 성공을 발표했고, 사흘 뒤에는 수중 핵드론 포세이돈의 시험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30일 “동등한 조건에서” 핵실험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표면적으로는 전형적인 강압적 핵신호와 그에 대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그 결과이다. 개전 초기 러시아의 핵위협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수위를 실제로 제약했지만, 2025년 말에 이르러 반복적인 핵위협의 강압효과는 크게 약화되었다는 평가가 제기되었다. 반복된 무기 시연은 선전과 실제 능력 사이의 간극을 오히려 드러냈다. 그와 동시에 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평가되거나 의심받는 해저 기반시설 훼손, 드론 침투, 선거 개입 등 하이브리드 활동이 확대되었다. 이는 핵강압의 효과가 약화되더라도 경쟁 자체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임계점 아래로 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새로운 핵위기의 양상을 보여준다. 핵카드의 효용이 떨어졌다고 해서 위기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경쟁은 임계점 아래로 내려가 상시화되고, 그 공간에 쌓인 오해와 오판이 전혀 다른 차원의 확전으로 도약할 수 있다. 허스먼(R. Hersman)의 “웜홀 확전(Wormhole Escalation)”은 제3차 핵시대의 통제불가능한 비선형적 위기 양상을 잘 설명한다.

2. 만족성: 중국의 핵탄두 620기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2026년 연감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세계 핵탄두는 약 12,187기이며 이 가운데 군사 비축분은 9,745기, 실제 배치분은 4,012기다. 중국은 600기에서 620기로 늘어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SIPRI는 중국이 2030년 무렵 미국이나 러시아에 필적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총량은 여전히 미·러 각각의 4분의 1 수준임을 함께 평가했다.

문제는 정작 증강되는 핵무기를 다룰 협상의 장이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6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은 “전략적 안정”이라는 표현을 중심으로 미중관계의 관리 틀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미국은 회의 전에 이미 중국이 어떤 형태의 핵군비통제 논의에도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양국의 발표문 어디에도 핵군비통제와 AI 거버넌스는 등장하지 않았다. 2026년 9월 2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이 3자 핵군비통제 협상을 제안했으나,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불안정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경쟁이 지속되는 구조가 제3차 핵시대 군비경쟁의 특징이다. 루이스(J. Lewis)와 판다(A. Panda)가 제시한 “만족성(enoughness)” 개념은 중요한 관점을 제공하는데, 상대에게 위협의 신뢰성을 전달하는 문제에 더해 자신이 복잡한 위기 상황에서도 원하는 핵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문제가 중요해졌다. 결국 객관적 수량 기준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각자가 자기충족적으로 증강을 정당화하게 된다. 그러니 620기라는 숫자보다, 서로가 얼마나 필요한지도 모른 채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상황이 위험한 것이다.

3. 복합억제: “골든돔”이 불러올 불확실성

미국의 새로운 다층 미사일방어 구상인 “골든돔(Golden Dome)” 프로젝트에 대해 미 의회예산처는 20년간 약 1조 2천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백악관의 초기 추산인 1,750억 달러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러시아는 전략적 안정성을 근본부터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중국은 우주의 무기화라고 반발했다. 미국은 스스로 방어 체계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공격용인지 방어용인지 구분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느 쪽이 우세한가에 따라 안보딜레마의 강도가 달라진다는 것이 기존의 설명이다. 미사일방어 자체는 방어체계이지만 상대의 보복능력을 무력화하는 순간 공격 우위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미사일방어를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핵추진 순항미사일, 수중 드론과 같은 공격체계가 정당화된다. 어느 쪽도 자신의 조치를 공세적이라 인정하지 않지만, 상대의 조치는 공세적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우주·사이버 영역과 AI 기반 결심체계가 개입하면, 공방균형이라는 개념 자체가 계산 불가능해지게 된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영역별 억제의 산술적 합이 아니다. 군사적 수단과 비군사적 수단, 전통적 영역과 신흥 영역을 가로지르는 “복합억제(complex deterrence)”이다. 이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요구한다. 하나는 각 영역에서 상대가 임계점을 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 영역에서 벌어진 위기가 다른 영역으로 번지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다. 각각의 위협에 대한 대응을 서로 분리된 과제로 다루는 한, 대응은 언제나 한 박자 늦을 수밖에 없다.




4. 핵・비핵 옵션의 통합: 미국 핵태세의 중심 이동

트럼프 행정부는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작성하지 않기로 했다. 콜비(E. Colby) 국방부 정책차관은 2026년 3월 상원 군사위원회 증언에서 1기 행정부인 2018년 NPR의 선언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대신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유연한 전술핵 중심의 억지력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핵운용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표면적으로는 핵무기의 무한경쟁을 선언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규모 전략핵 전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전략핵전력을 유지하면서 역내에서 실제로 운용할 수 있는 저위력 핵옵션과 첨단 재래식 정밀타격 능력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이다. 압도적 핵보복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전략핵과 역내 핵·비핵 옵션을 결합해 상황별 대응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은 핵탑재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N)에 예산을 배정하고 2032년 9월까지 제한적 배치를 시작하도록 요구했다. 최적화된 태세를 통해 효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억제의 무게중심이 압도적 보복에서 상황의 통제와 관리로, 전략핵에서 역내 가용 옵션과 정밀 거부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으나 상당한 재래식 정밀타격 능력을 갖춘 한국에게 도전이자 기회다. 억제의 성패가 전략핵의 규모가 아니라 역내에서 실제로 운용 가능한 수단의 조합에 달리게 되면서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미국과의 더욱 긴밀한 협력은 과제로 남는다.

5. 기술통제: 새로운 협상의 가능성

이제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통제 기제는 공백 상태에 놓였다. New START는 만료되었고,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은 2019년에 파기되었으며, NPT 평가회의는 세 번 연속 좌초했다. 미중 간에는 애초에 협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현장사찰은 협정 만료 전부터 사실상 중단되어 있었고, 협정의 만료로 법적 상한과 통보·검증 체계를 복원할 제도적 기반마저 사라졌다. SIPRI는 검증 부재로 향후 추정치의 오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하였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탄두 수만으로는 전략적 안정성을 설명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두 가지 단서는 남아 있다. 하나는 핵실험 재개 논란의 전개 양상이다. 미국 대통령의 지시 이후 에너지장관은 이를 “체계시험과 비임계 실험”으로 정정했고, 국립연구소장과 전략사령관은 폭발시험 재개의 기술적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정치적 신호로서의 핵실험과 기술적 필요로서의 핵실험이 분리되어 다뤄진 것이다. 다른 하나는 2025년 12월 유엔 총회가 핵지휘통제 영역의 AI 문제를 다룬 첫 결의를 채택한 일이다.

이 두 단서가 가리키는 방향이 "기술통제"다. 탄두 수량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군비통제만으로는 제3차 핵시대의 불안정을 충분히 관리하기 어렵고, 그것이 전략적 안정을 가져올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제3차 핵시대의 불안정은 탄두의 수뿐 아니라 그것을 운반하고, 표적을 식별하고, 사용을 결심하고, 명령을 전달하는 기술의 연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발수단부터 표적화, 핵지휘통제, 미사일방어, 우주·사이버, 지능형 결심에 이르는 기술군 전체를 어떤 범위에서 개발하고 어떻게 함께 관리할 것인지를 다루는 과제가 남는다.


Ⅲ. 제3차 핵시대와 북핵위협

제3차 핵시대의 한가운데 북한이 있다. 2026년 2월 폐막한 제9차 당대회는 2026~2030년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AI 기반 무인공격체계, 위성 무력화 수단, 신형 방사포의 대량 배치 등이 포함되었고, “두 개의 적대적 국가”라는 대남 노선도 재확인되었다. 지난 1년 반의 변화는 세 가지 층위에서 확인된다.

첫째, 핵물질 생산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2024년 9월 강선의 고농축우라늄 시설 공개에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6년 8월 보고서에서 영변에 원심분리기 최대 28개 캐스케이드를 수용할 수 있는 신규 농축건물을 확인했다. 강선의 증축 시설은 2026년 1월부터 가동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9월 7일 이사회 발언에서 이를 “심각한 우려”라고 표현했다. 사찰과 검증이 부재한 상태에서 생산 능력을 꾸준히 축적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탄두 수량은 기관마다 추정치가 다르지만 지속적으로 축적해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SIPRI는 2026년 1월 기준 조립된 탄두를 약 60기로, 보유 핵물질로는 최소 90기분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본다. 국내에서는 더 높은 범위가 제시되기도 한다. 이 격차 자체가 정보의 부재를 말해준다. 다만 검증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숫자를 둘러싼 논쟁에 매몰될 필요는 없으며, 실질적인 위협 양상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셋째, 북러 협력이 새로운 변수가 되었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 제4조는 상호 군사원조를 규정하고 있으며, 북한은 병력과 탄약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기술과 외화를 확보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거래의 규모가 아니라 성격이다. 북한은 실전에서 자국 무기체계를 시험하고 그 결과를 환류할 기회를 얻었으며, 유엔 제재 체제의 감시 기능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이탈로 사실상 정지되었다.




북한의 핵능력은 이제 탄두 수량과 투발수단의 문제를 넘어 표적화, 지휘통제, 지능형 결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탄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피해의 크기를 키우지만, 표적화와 지휘통제가 정교해지는 것은 북한이 핵을 쓸 수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상황의 범위를 넓힌다. 더구나 북한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을 러시아와의 협력이나 강대국 경쟁의 낙수효과를 통해 얻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가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은 북한의 탄두 개수보다 핵운용개념과 태세이며, 그것이 미·중·러의 기술경쟁과 어떻게 연결되는가이다.


Ⅳ. 한국의 선택

제3차 핵시대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무한경쟁을 억제하던 브레이크가 사라진 세계에서 한국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첫째, 위기안정성 중심의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 위기를 회피하는 것은 답이 될 수 없다. 위기 시에 먼저 공격하는 쪽이 이득을 보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핵사용에 이를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 공백”을 식별하고 채우는 작업이 시급하다. 특히 2026년 미국 국방전략서가 확장억제를 명시하지 않고 동맹의 “1차적 책임”을 강조한 이상, 미국의 핵태세 변화가 한반도 핵운용에서 갖는 함의를 우리가 먼저 분석하고 논의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확장억제의 신뢰성은 미국의 선언이 아니라 한미가 공동으로 수행하는 기획·연습·평가의 축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둘째, 한미동맹은 통합억제를 넘어 통합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당면 위협에 대한 통합억제와 함께, 첨단 비핵 군사기술의 경쟁 양상을 고려한 미래지향적 기술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무게중심이 역내 가용 옵션과 정밀 거부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는 지금이, 한국의 재래식 능력을 동맹의 억제 아키텍처에 결합시킬 시점이다. 2026년 6월 시작된 조인트 팩트시트 후속협의가 핵추진잠수함과 농축·재처리를 다루고 있지만, 협력의 폭은 그보다 훨씬 넓어야 한다. 제3차 핵시대의 만족성은 핵탄두의 수가 아니라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기술적 선택지의 폭에 의해 충족되기 때문이다.

셋째, 임계점 아래의 경쟁에 대비한 복합억제와 회복력을 갖추어야 한다. 핵강압의 효용이 떨어질수록 경쟁은 아래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이버, 정보심리전, 해양 회색지대에서 상대가 전략적 이익을 선점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려면, 국력 요소를 융통성 있게 운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격을 막아내는 능력만이 아니라 타격을 입고도 기능을 유지하고 신속히 복구하는 회복력이 요구된다. NATO가 회복력을 거부적 억제의 한 축으로 규정한 것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넷째, 시간적 차원의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거부억제와 대군타격의 중요성이 커지는 환경에서 관건은 파괴력이 아니라 속도이다. 따라서 AI와 자율무기체계를 활용해 정보처리·의사결정·작전수행의 시간적 우위를 달성해야 한다. 다만 속도는 그 자체로 양날의 검이다. 판단의 시간이 짧아질수록 오인과 오판이 확전으로 이어질 여지도 함께 커지므로, 속도를 높이는 일과 그 속도가 만들어낼 위기불안정을 관리할 절차를 설계하는 일은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

다섯째, 기술통제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 군비통제의 잔해 위에서 새로운 규범이 만들어진다면 그 출발점은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2024년 서울에서 ‘군사 영역의 책임 있는 인공지능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를 공동 개최하고 행동을 위한 청사진(Blueprint for Action)을 도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군사적 AI 이용과 핵지휘통제와 같은 의제를 지속적으로 주도해야 한다. 핵사용 결정에서 의미 있는 인간 통제를 유지하고, 핵 관련 AI 체계의 시험·검증 기준과 사고 통보 절차를 마련하며, NC3에 대한 사이버 개입을 금지하거나 자제하는 규범부터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제2차 핵시대의 논리로 제3차 핵시대를 살 수는 없다. 북핵 위협의 억제와 대응이라는 당면 과제를 수행하면서도, 지구적 핵질서의 변화와 첨단 군사기술의 발전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 안에서 한국의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는 이중의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ㅣ관련자료 모아보기

▶ 국가전략보고서

제3차 핵시대의 핵전략: 한국의 국방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시론적 검토 (2025.02.28.) / 세종연구소

Strategic Non-nuclear Weapons and the Onset of a Third Nuclear Age (2021.02.21.) / Cambridge University Press

U.S. Extended Deterrence and Regional Nuclear Capabilities (2026.07.10.) /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

Wormhole Escalation in the New Nuclear Age (2020.) / Texas National Security Review

Possible risks of the integration of artificial intelligence into command, control and communications systems of nuclear weapons (2025.12.01.) / UN General Assembly

2026 National Defense Strategy (NDS) (2026.01.13.) / U.S. Department of War


▶ 웹자료

美국방차관 "지역전서 전술핵 동원 확전 우려…합리적 핵옵션 필요" (2026.08.08) / 연합뉴스

“New START at a Glance,” Fact Sheets & Briefs (2026.04.) /  Arms Control Association

Director General's Statement to the Board of Governors (2026.09.07) /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World nuclear forces January 2026 / 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목차

Ⅰ. 새로운 핵시대가 도래하는가?

Ⅱ. 변화를 보여주는 5개의 장면

1. 위기안정성: 핵강압의 역설

2. 만족성: 중국의 핵탄두 620기

3. 복합억제: “골든돔”이 불러올 불확실성

4. 핵・비핵 옵션의 통합: 미국 핵태세의 중심 이동

5. 기술통제: 새로운 협상의 가능성

Ⅲ. 제3차 핵시대와 북핵위협

Ⅳ. 한국의 선택










해시태그

#3차핵시대 # 핵위협 # 비핵옵션결합 #무기기술 #비확산 #기술통제 #전략적이익

관련자료

AI 요약·번역·분석 서비스

AI를 활용한 보고서 요약·번역과 실시간 질의응답 서비스입니다.

[국방·안보 특집②] 제3차 핵시대, 한국 국방의 선택

번역 PDF 파일의 원문 형태 그대로 번역

국가전략포털에서 실시간 AI 질의응답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4가지 유형의 요약과 번역을 이용해보시고, 보고서에 대해 추가로 알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채팅창을 통해 자유롭게 AI에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 제공하는 정보는 참고용이며,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민감한 개인정보는 입력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