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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의 지정학 변화와 함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IFANS) 2025-07-25

□ 인도양은 남태평양 수준의 급격한 전환은 나타나지 않지만, 이미 전략적 경쟁의 무대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음
- 미국, 중국, 인도, 호주,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들이 이 지역에서의 해양 접근성(maritime access)과 영향력 확대를 위해 해군력 증강, 군사 기지 확보, 해양협력 강화, 인프라 투자를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음
- 인도양 해역의 안정성과 해상 교통로의 안전 확보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무역 해상교통로를 지키는데 필수적이며, 한국의 경제 안보와 직결된 핵심 사안임

□ 인도양은 현재 단일 패권국의 통제하에 있지 않으며, 하위 지역별 주도 세력과 다양한 행위자들이 함께 역동적 질서를 형성하는 다극적 경쟁 질서가 부상하고 있음
- 미국, 프랑스, 인도 등 기존 세력이 전략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신흥 세력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복합적 경쟁무대로 전환 중임
- 최근 인도양을 가로지르는 주요 해상교통로, 해양자원 개발, 해저 광케이블망, 항만 및 물류 인프라 등이 전략적 핵심 공간으로 부상하면서, 인도양이 인접 대륙의 부차적 공간이 아닌 전략적 핵심 공간으로 전환됨
- 인도양의 도서국들이 풍부한 해양자원, 전략적 입지, 해양안보 협력 필요성, 해저 인프라 연계성 등을 바탕으로, 지정학적 경쟁의 핵심 축이나 전략적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음
- 말라카, 호르무즈, 바브엘만데브, 모잠비크 등 인도양의 전략적 초크포인트는 세계 에너지 및 화물운송의 핵심 경로로서, 이들 해역의 안보와 항행 안정성을 둘러싼 강대국 간 경쟁과 영향력 투사가 인도양 질서의 핵심 축이자 글로벌 경제와 안보의 중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음
- 인도양 해저는 글로벌 데이터 통신의 핵심 경로이자 전략광물 자원의 보고로서, 해저 광케이블 보호와 심해 채굴을 둘러싼 주요국 간 경쟁이 시작되면서 디지털 안보와 자원 안보가 교차하는 새로운 지경학적 충돌지대로 부상하고 있음

□ 미국의 전략에서 인도양은 오랫동안 ‘전략적 후방’으로 취급되어 왔고, 서태평양과 남중국해가 주요 우선순위였음
- 인도는 인도양을 전략적 안보, 경제적 필요성, 지정학적 주체성의 세 요소가 교차하는 공간으로 인식하며, 태평양 중심 전략이 지배적인 쿼드 내에서 독자적인 이익을 적극 추구하고 있지만, 해군력이 제한적이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음
- 중국은 자국 경제의 생명줄인 에너지 수송로 및 해상 교통로 보호와 일대일로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인도양을 전략적 핵심지역으로 간주함

□ 평가와 전망
-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전략적 관심을 인도양보다는 태평양 중심에 둘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정책 우선순위에서도 인도양을 후순위로 둘 것으로 판단됨
- 인도는 자체적인 군사적 역량 등 여러 제약 요인으로 인해 중국을 실질적으로 견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이 경우 인도양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큼
- 인도양 도서국들은 인도, 중국 등 전통적 주도국과 신흥 강대국 간 관여 확대로 인한 주도권경쟁에서, 어느 한쪽 편에도 완전히 서지 않은 헤징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됨

□ 시사점
- 한국에게는 인도양이 중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전략적 지역임을 인식하고, 인도양 지역에 대한 관여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음
- 지정학적 또는 지경학적으로 인도양의 가치가 증가할 것이므로, 지역 거점 국가인 인도의 전략적 협력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음
- 개별 국가와의 양자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인도양 역내의 기존 다자협의체를 적극 활용하여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 바람직함
- 인도와의 국방․방산 협력 확대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