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북한의 헌법개정 주요 내용과 의미

1. 문제 제기                        


북한은 2026년 3월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를 개최하여 조선노동당 9차 당대회의 결과를 구체화하는 헌법을 개정하였다. 이번 헌법 개정은 2023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에서 ‘사회주의 헌법’을 개정한 이후 2년 반 만에 이뤄진 것이며, 1948년 제헌 헌법 이후 16번째 개정된 것이다. 이번 헌법 개정은 2026년 2월 개최된 북한 조선노동당 9차 대회의 당규약 개정 결과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9차 당대회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에 이 글은 헌법 개정의 주요 내용을 검토하고 이번 헌법 개정의 특징과 의미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법률적 보편성의 확대


가. ‘사회주의 헌법’에서 ‘헌법’으로

북한의 헌법은 1948년 4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초안’을 채택한 이후 그해 7월 이 초안을 북조선인민회의 제5차 회의에서 북한지역에 실시하기로 한 임시헌법에서 출발하였다. 194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기 1차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북한의 제헌 헌법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을 제정하였다. 이후 1972년 12월 최고인민회의 제5기 1차 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으로 개정하였고 50여 년 동안 많은 헌법 개정이 있었으나 ‘사회주의 헌법’의 명칭은 유지되었다.

그러나 2026년 3월 북한 당국은 ‘사회주의 헌법’을 다시 ‘헌법’으로 복귀시켰다. 이번 헌법 개정에서 헌법의 명칭을 변경한 것은 1972년 사회주의 헌법의 명칭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축소하려 한 의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된다.


나. 구성적 보편성 강화

헌법의 제1장 정치 부분에서 제1조에 국호를 명시하고, 제2조에 영토 조항을 추가하고, 제3조에 국민을 정의하는 등의 헌법 구성에 있어서 보편성을 강조하였다.


다. 선대 업적의 삭제  

이번 헌법 개정의 또 다른 특징은 헌법 조문에서 선대인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과 그들의 업적을 삭제한 것이다. 그러나 헌법의 개정 자체가 수령제 자체를 축소하거나 포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선언적 변화가 실질적 변화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3. 장기 핵보유의 제도적 기반 마련


이번 개정 헌법의 제6장 국가기구 부분에서 가장 큰 변화는 국무위원장의 권한을 강화한 것이다. 기존 개정 헌법의 국가기구 순서는 최고인민회의 다음에 국무위원장이 기술되었던 반면, 이번 개정 헌법은 국무위원장을 가장 먼저 기술하고 최고인민회의를 그 다음으로 기술하였다. 국무위원장의 권한을 확대하면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대한 해임권을 부여하고, 법령․정령․결정․지시에 대한 거부권, 국가표창 수여권과 대사 신임장 접수권을 신설하였다. 국무위원장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권한은 최고사령관으로서의 ‘핵무력에 대한 지휘권’이다. 이 부분은 핵무력의 장기적 보유를 염두에 두고 국무위원장에게 지휘권을 부여함으로써 국무위원장에게 핵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가지게 한 것으로 이해된다. 주목할 점은 국무위원장이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핵무력 사용권한을 위임할 수도 있다는 조항을 신설한 것이다.


4. 균형발전과 법치주의의 강화


가. 중앙 중심의 균형발전 강조

이번 헌법 개정 중 제2장 경제 부분에서 중요한 변화는 지방의 균형 발전 강조와 시장화를 반영한 개인 소유 부분을 확대한 것이다. 이번 헌법 개정은 균형발전이 각 지역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닌, 중앙 중심의 균형발전을 언급한 것이 이전과 다른 차별성이다.


나. 법치주의의 강화

이번 헌법 개정에서 발견되는 또 다른 특징은 ‘법치주의의 강화’로서 지난해 1월 중앙검찰소를 최고검찰소로, 중앙재판소를 최고재판소로 개정한 것을 반영하였다. 특히 헌법 서문에 “법이 인민을 지키고 인민이 법을 지키도록 한다”라는 문구를 추가하여 인민들의 법 준수의 당위성을 언급하고, “진정한 인민의 법전이며 혁명과 건설의 강위력한 정치적 무기인 헌법을 튼튼히 틀쥐고”라는 부분을 추가하여 헌법을 강조하였다.


5. 영토 조항의 신설과 ‘통일’의 삭제


가. 영토조항의 신설

이번 헌법 개정에서 북한의 ‘두 국가론’을 구체화한 것은 영토조항의 신설이다. 북한 당국은 이번 헌법 서문의 제9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인민정권을 강화하고”라고 언급함으로써 이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북반부에서 인민정권을 강화하고”라는 문구에서 ‘북반부에서’라는 표현을 삭제하였다.

이와 함께 제1장 정치 부분 중 제2조 영토 조항을 신설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로씨야(러시아) 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고 하면서, “영역에 대한 그 어떤 침해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영토주권을 명확히 하였다. 최근 북한이 한국을 교전당사자로 간주한 ‘적대성’의 성격을 포함하는 표현이 없는 것은 ‘주적’ 등의 표현을 헌법에 삽입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성’에 기반한 ‘두 국가’로 상정한 이후 이를 헌법으로 제도화할 것을 언급해왔고 이것이 실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통일’의 삭제

북한 당국은 이번 헌법 개정에서 통일 관련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두 국가론’을 더욱 구체화하였다. 북한은 기존 헌법 9조에 있었던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이라는 문구를 삭제하였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언급했던 헌법상 두 국가론이 최종적으로 제도화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6. 정책적 고려사항


가. 핵무력 지휘권 위임과 포스트 김정은 체제의 연계성에 주목해야

이번 헌법 개정을 통해 북한은 국무위원장의 핵무력 지휘권의 전권을 부여하였으며 이와 동시에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위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국가핵무력지휘기구가 어느 기구를 특정하는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이 기구가 최고지도자의 부재 또는 유사시 핵무력 지휘권을 위임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2021년 제8차 당대회의 당규약 개정을 통해 총비서의 대리인인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를 신설하여 최고지도자의 부재 또는 엄중한 상황의 경우 제1비서를 통한 통치가 가능하게 하였다는 점은 제1비서가 국가핵무력지휘기구를 통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북한의 포스트 김정은 체제의 대비가 필요한 것은 핵지휘통제권이 북한 정권 및 국가 전체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최고지도자의 부재나 엄중한 상황에서 내정을 관리하고 핵을 안정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제2인자가 필요하다고 분석된다.

제8차 당대회의 당규약 개정을 기점으로 포스트 김정은 시기를 위한 법제화 진전이 이뤄지고 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헌법 개정에서 국무위원장의 핵무력 지휘권 위임이 포함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나. 북한의 남부국경선 강화에 따른 서해 긴장 조성에 대비해야

북한은 이번 헌법 개정에서 ‘영토’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자국의 영토로 정의하였다. 남북한이 합의하지 못한 서해상의 영해 논란이 부상할 수 있으며, 이에 근거하여 북한이 서해상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2019년 북한이 NLL 이남에 설치한 함박도 시설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할 경우 남북한의 영해 갈등이 촉발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다. 북한의 대미 군축대화 요구에 대비해야

북한이 이번 헌법 개정을 통해 국무위원장에게 전적인 핵지휘권을 부여하고 장기 핵보유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바, 단기적으로 북한이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에 북미 대화는 일정 정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북미 대화 개최 시 북한은 북핵 포기 기대를 일축하고 군축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바, 우리는 이에 대해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는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핵포기가 북미 대화의 입구에서 제기되지 않더라도 대화의 출구에서는 논의될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라. 정전협정 무력화에 대비하여야

북한은 군사분계선을 국경선으로 간주하면서 정전협정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북한은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국가 간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에 대한 준비를 할 필요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유엔군사령부와 정전협정의 유지를 위한 협력을 지속하고 북한의 정전협정 무력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출처: 외교안보연구소)

목차

1. 문제 제기

2. 법률적 보편성의 확대

3. 장기 핵보유의 제도적 기반 마련

4. 균형발전과 법치주의의 강화

5. 영토 조항의 신설과 '통일'의 삭제

6. 정책적 고려사항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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