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이란전은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 같은 교훈을 서로 다른 경로로 안겼다.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안보 의존이 결정적 순간에 취약성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의 오랜 안보 협력국인 미국은 연초 「국가방위전략(NDS)」을 통해, 변화된 세계전략에 따라 자국 군사력을 보다 선택적으로 재배치·운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동맹국은 자국 방위를 우선 책임지고 미국의 지원은 여전히 핵심적이되 그 범위는 제한된다는 것이다. 발표 한 달 남짓 만에 양국은 이 방침이 현실이 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UAE는 이란의 대규모 드론·미사일 공격 속에서 요격체계의 재보급을 제때 확보하기 어려웠고, 한국에서는 자국 방어를 위해 배치된 미국의 대공방어 자산 일부가 중동으로 이동했다는 미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서울과 워싱턴 모두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양국은 각자에게 닥친 현실을 직시하고 상호 협력의 길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대응은 서로를 향해 수렴하는 중이다. UAE는 자본과 전시 수요, 국산화 전략, 지역 허브라는 입지를 제공하고, 한국은 대규모 생산 능력과 실전 검증된 체계, 그리고 국가 차원의 수출 전략을 갖추고 있다. KF-21 협력, 350억 달러 규모의 방산 양해각서를 포함한 650억 달러 패키지, 그리고 타와준–LIG 제조 허브가 초기 성과였다면, 이란전을 계기로 이제는 대공방어체계와 원유·자본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맞교환되며 파트너십이 한층 진화하고 있다. 본 이슈브리프는 이 상호보완성이 지속되기 위한 조건을 세 층위로 짚는다. 첫째, 파트너십의 지속적 가치는 일회성 거래가 아니라 공동생산·현지화·유지정비(MRO)·제3시장 공동 진출과 같은 구조적 요소에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이를 구축할 기회의 창은 이미 열려 있으나 세 개의 ‘시계’ (양국이 문제를 하나로 인식하는 현재의 공감대, 한국의 생산 능력 압박과 걸프의 조달 긴급성이 맞물린 시점, 그리고 전쟁·미국의 군사력 배분 변화·호르무즈발 압박이 빚어낸 정치적 제약)에 의해 시간이 제한된다. 셋째, 앞을 가로막는 세 위험요인, 즉 미국의 기술이전 통제(ITAR), 즉각적 수요와 생산·납기 역량 간의 격차, 그리고 적대세력에 대한 연루 위험은 관리 가능하지만 조건이 따른다. 미국을 우회하지 않고 ‘모범 동맹국’ 틀 안에서 협력하고, 개방형 확대가 아니라 MRO에서 공동생산으로 나아가는 단계적 접근을 취하며, 호르무즈 해상과 걸프 교민에 미칠 위험을 처음부터 계획에 반영할 때에만 그러하다. 결론적으로 한–UAE 방위협력의 심화는 어느 쪽의 대미 협력관계도 약화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미국이 요구해 온 동맹의 방위비 부담 분담에 부응한다. 다만 이를 실현할 기회의 창은 영구적이지 않다. 양국이 협력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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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에서 역량으로 : 이란전 이후 한–UAE 방위협력의 기회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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