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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과 백두산 화산 폭발, 중국의 안보 위기 | 변상정 실장

변상정(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

‘100년 주기설’, 2025년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

백두산 분화 기록(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백두산은 100년 주기로 폭발하였다. 즉 900년대 3회, 1000년대 7회, 1100년대 3회, 1200년대 3회, 1300년대 1회, 1400년대 5회, 1500년대 2회, 1600년대 3회, 1700년대 1회, 1800년대 1회, 1900년대 2회 등 총 31회 폭발하였다. 세계의 화산 전문가들은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이 “100%”이며 “만장일치로 폭발”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언제, 어떤 규모로 폭발할지는 미지수”이나 폭발할 경우에는 동아시아의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예측하였다. 백두산 화산 폭발 ‘100년 주기설’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또 다시 100년이 되는 2025년에 폭발할 수 있고, 북한의 7차 핵실험이 백두산 화산 폭발을 앞당길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은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2002년 6월 중국 동북부 왕청현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난 뒤 백두산에서 지진이 10배 잦아졌고, 리히터(Richter) 규모도 1 이하에서 3~4로 증가하였다. 2015년에는 백두산 지표면의 팽창이 10㎝ 이상 감지되었고, 화산가스의 헬륨 농도가 대기의 7배에 이르러 북한의 핵실험이 백두산 용암층을 자극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주장도 제기되었다. 학계는 북한의 핵폭탄이 진도 6.5 이상이면 백두산의 화산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였다. 당시 가까운 시일 내 폭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이 잇달아 나와 ‘화산 폭발설’은 진화되었으나 2014년 9월 27일 일본 온타케산(3,067m)이 폭발해 대규모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 논의가 재점화되었다. 2016년 4월, 북한과 미국, 중국, 영국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진이 백두산 천지 인근에 지진계를 설치해 지진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백두산 지하에 부분적 용융상태인 마그마가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화산 전문가인 다니구치 히로미쓰(谷口宏充) 교수는 1373년, 1597년, 1702년, 1898년, 1903년, 1925년 등의 백두산 분화가 모두 일본의 큰 지진 이후에 발생했다고 주장하였다. 백두산 화산 폭발이 항상 일본의 지진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주장에 따르면,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이 2019년까지 68%, 2032년까지는 99%에 이른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큰 규모의 핵실험을 하면 백두산 화산이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핵 폭발에서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가 백두산의 화산 활동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화산학자 케일라 라코비노(Kayla Lacovino) 박사도 핵폭탄이 화산 분출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설득력 있는 일반적 견해라고 CNN 방송에 밝힌 바 있다.


백두산 화산 폭발 시 중국의 치명적 피해 불가피

이상과 같이, 전문가들은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에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브루스 베넷은 백두산 화산이 분출하면 중국과 북한에서 수천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는 이전보다 더 큰 규모의 핵 폭발이 화산 분출을 유발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고, 중국은 수 년 동안 북한이 화산 분출을 야기할 것을 우려해왔다고 2017년 5월 CNN 방송에서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백두산 화산 관측을 수행하고 있는 중국 ‘국가지진국’은 1999년부터 백두산 천지 온천 북쪽에 ‘천지화산관측소’를 설립해 화산 분출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 ‘국가지진국’은 관측 과정과 결과를 철저히 비밀로 하고,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된 상세한 관측자료를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1999년부터 2012년까지 백두산에서 수행해 온 헬륨과 이산화탄소 등의 월별 관측 결과를 제공하고, 북한의 1차, 2차 핵실험으로 인한 백두산 마그마의 거동 파악에 중요한 단서를 공개한 정도이다. 국제법학자들은 중국이 백두산 소유권 일부를 보유하고 있고, 화산 폭발과 대규모 재해의 파급영향이 한국뿐만 아니라 주변 여러 국가에 미쳐 백두산 화산 폭발로 인한 재해의 관할권과 해결 주체를 쉽게 확정할 수 없는 복잡한 국제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천지화산관측소’와 국내외 연구진들이 예측한 백두산 화산 폭발 시 최악의 시나리오는 상상 이상이라고 한다. 백두산이 1,000년 전의 규모로 분출할 경우, 6㎝ 이상의 화산탄이 건물의 지붕과 벽을 관통하고 10~15㎝ 두께의 화산재로 인해 건물 지붕이 붕괴할 것으로 예측된다. 농작물은 화산재에 1㎝만 덮여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마그마에 포함된 다량의 불소에 의해 사람과 가축이 질식하게 된다. 중국 동북 3성 지역과 북한, 일본 북부 등에서 한국 면적의 7배인 70만㎦ 지역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뿐만 아니라 20억 t의 물이 고여 있는 천지로 인해 백두산 일대에 큰 홍수가 발생한다. 용암을 품은 진흙과 물이 함께 흘러내리는 라하르(lahar)가 지나간 자리는 폐허로 변한다. 실제로 중국 길림성 일대에는 1,100년 전 폭발 때 흘러내린 라하르 흔적이 잔존하고 있다. 용암이 물을 만나면 급속도로 식으며 지름 2㎜ 이내의 미립자 화산재로 변하고 한반도가 편서풍대인 만큼 일본으로 날아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20㎞ 상공까지 올라간 화산재는 제트기류를 타고 북위 60도 상공에 상당 기간 머물면서 태양을 가려 기온이 약 2도 떨어지고 동북아 항공 노선의 폐쇄가 불가피하게 된다(국립환경과학원, “백두산 화산 폭발 대비 환경영향 연구,” 2011). 나아가 백두산 화산 폭발은 북한의 불안전한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고, 백두산 지하수가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다. 백두산 지하수를 이용하는 북한 주민들과 중국, 러시아 등 인근 국가 국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게 된다.

2015년, 백두산의 분화를 사전에 감지하고 화산재 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국과 중국 공동연구진이 백두산 지하 탐사를 시작하였다. 한중 백두산 공동탐사 프로젝트는 백두산 화산 폭발이 아시아 지역 안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중국측 판단에 따라 추진되었다. 한국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비롯한 15개 기관이, 중국에서는 중국과학원 지질물리연구소, 길림대 등이 참여했고 연구진만 60여 명에 달했다. 아시아 전역에 대한 지질학적 연구와 첨단 탐사장비를 보유한 한국이 중국의 뛰어난 시추기술 등을 공유해 백두산 탐사의 성공률을 높이고자 하였다. 세계 대형 화산 가운데 마그마가 있는 지하까지 구멍을 뚫어 조사하는 연구는 백두산이 처음으로, 당시 백두산 공동연구는 화산뿐만 아니라 세계 지질학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의 핵실험과 백두산 화산 폭발, 중국의 안보 위기

영국 BBC 방송은 북한이 2017년 9월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여진이 계속되자 그 원인과 파장을 진단하였다. 전문가들은 당시 북한에서 규모 2.4~2.9의 여진이 연이어 발생한 것은 6차 핵실험 때 규모 6.3의 인공지진이 발생한 충격이 원인이라면서 주변 지역에 지형 변형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백두산 ‘항일무장투쟁’에 두고 있는 북한은 백두산 화산 폭발이 초래할 민심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폭발 가능성을 금기시해왔다. 그런데 2010년 가을 양강도 삼지연군과 대홍단군, 보천군에서 두 차례 실시된 주민대피훈련이 사실상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처하기 위한 훈련이었다는 해석이 제기되었다. 2009년 5월 25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지하 실험장에서 실행한 2차 핵실험이 1차 핵실험 때보다 지진 규모가 4.5로 증가했고 파괴력도 2~6㏏으로 높아진 것에 따른 백두산 화산 폭발 대처 훈련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북한이 전술 핵무기용 소형 핵탄두 ‘화산-31’을 최초 공개하는 등 그간 북한의 다양한 핵 활동을 볼 때, 7차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실행하지 않고 있다. 2022년에도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포함해 수십 차례 미사일 시험 도발을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에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면서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군사 모험을 계속 눈감아 주고, 향후 7차 핵실험을 묵인해 백두산 화산 폭발을 야기한다면 자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상의 피해뿐만 아니라 동북 3성의 지역안보에 큰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연구는 백두산 분화는 화산재의 확산·이류, 홍수로 인해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러시아·일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면 함경도 등 반경 약 100㎞ 내에 산사태, 홍수 등의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 1902년 서인도제도 마르티니크(Martinique)섬의 몽펠레 화산에서 화쇄류(Pyroclastic Flow)가 분출하면서 3만여 명의 인구 대부분이 전멸하는 비극이 발생한 바 있다. 대규모 북한 환경 난민들이 북쪽 국경을 넘어 길림성 등 중국 동북 3성으로 탈출하게 되고, 중국과 북한 당국의 상황 오인(misperception)과 잘못된 대처로 인해 백두산 화산 폭발이 북한 급변사태(contingency)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가 초래할 수 있는 중국의 안보 위기와 남북한 통일 가능성 등 북한의 7차 핵실험과 백두산 화산 폭발의 파급효과가 동북아 정세를 바꿔놓을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7차 핵실험으로 인해 화산 폭발이 대규모로 이루어지거나 재해의 규모가 광범위할 것으로 예측할 경우, 북한의 급변사태를 상정한 주변국과의 협력방안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후 조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하지 않도록 사전에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 의지를 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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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 백두산폭발 # 화산폭발 # 핵실험 # 중국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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