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라운드 (Trump Round) 시대 한국의 경제안보 대응 전략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종언을 고하며 ‘미국 우선주의’와 ‘상호주의’를 앞세운 새로운 무역질서 구축, 즉 ‘트럼프 라운드’를 전면화하고 있다. ‘트럼프 라운드’는 미ㆍEU 정상간 ‘턴베리 합의’를 토대로 관세ㆍ투자ㆍ시장 접근성을 결합한 ‘미국 우선 무역정책’이 핵심이다. 무역적자 해소, 미국 제조업 재건, 국가안보 강화를 명분으로 대미 투자ㆍ시장 개방 수준에 따라 차등적 관세 혜택 또는 제재를 부과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이는 중국 견제와 글로벌 무역 규칙의 미국화를 가속화하려는 의도이다. 이러한 변화는 WTO 약화, 무역자유화 후퇴, 공급망의 지역화ㆍ블록화 심화, 기술통제 강화라는 구조적 전환을 초래하고 있다. 다자주의를 중시하는 EU 등 각국은 미국과 관세 협상을 하면서 한편으로 WTO 규범을 포함한 다자체제의 복원을 위한 대안적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은 15%의 보편관세 부과로 향후 10년간 약 2조 6,000억 달러의 관세 수입을 창출할 것으로 추정(수요 탄력성 고려 시)하지만, 심각한 경제적 비용 발생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를 고율 관세로 인한 ‘부작용’이 아니라 ‘조절 가능한 비용’이라고 주장하지만, ‘트럼프 라운드’의 지속가능성은 미국 내 여론, 경제 상황, 대법원의 판결, 공화당 분열과 중간 선거와 같은 정치적 요인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한국은 이러한 새로운 통상 환경에 대비하여 다음과 같은 경제안보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한미 공동 팩트시트 후속 과제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신속한 관세 인하 효과를 위해 대미투자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고 비관세장벽 문제의 쟁점화 대비, 대미 대규모 투자 실행에 따른 리스크 관리,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혁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둘째, 공급망 다변화 및 무역 리스크 완화이다. 통상환경 변화에 맞춰 균형 외교를 통한 외교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CPTPP(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추진이나 FTA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무역 다변화를 이루고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 셋째,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 다자체제 복원을 위한 대안적 움직임에 동참하고 한국이 주도한 ‘투자원활화협정’ 공식 채택 노력 등 다자무대에서 미래형 무역규범을 선도하는 역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출처: 국가안보전략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