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1. 생산성과 경제 성장
한 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고용 증가율과 생산성 증가율의 합과 같다.
경제 성장률 = 고용 증가율 + 노동 생산성 증가율
한 경제 내에서 고용 변화가 없더라도 노동 생산성이 증가하면 그만큼이 성장률로 나타난다. 고용에는 변화가 없는데 고령화로 인해 생산성 증가율이 감소하거나, 연구개발 효율성 증가로 인해 생산성 증가율이 높아진다면 우리는 성장률의 변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고령화로 인한 생산성 감소 효과나 연구개발 효율성 증가로 인한 생산성 증가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노동 생산성에 변화가 없더라도 고용이 늘어나면 그만큼이 성장률로 포착된다. 생산성이 증가하더라도 그 증가율이 일정하다면 경제 성장률과 고용 증가율 사이에도 일정한 관계가 성립한다. 이 관계를 이용하면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있을 때 그 고용효과를 계산할 수 있다. 예컨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성장률이 몇% 증가할 것인지 예상할 수 있다면 그에 따라 늘어나는 일자리 수도 계산할 수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성장률을 몇% 감소시킬지 예상할 수 있다면 그에 따라 줄어드는 일자리 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관계로부터 우리는 인구가 감소해서 노동시장에 참여할 사람의 수가 줄어들더라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경제 성장률 감소를 겪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설사 감소하더라도 훨씬 완화된 형태일 것임을 알 수 있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필요한 인력 수요가 줄어 일자리가 줄어들 것처럼 보이지만 동태적으로 관찰하면*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나고 생산도 늘어난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기업경쟁력이 올라가 시장이 커지고, 물건과 서비스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되어 잠재적으로만 존재하던 사람들의 욕구가 시장 수요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생산성은 성장률에 다양한 경로로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한 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고용 증가율과 생산성 증가율의 합과 같다.
경제 성장률 = 고용 증가율 + 노동 생산성 증가율
한 경제 내에서 고용 변화가 없더라도 노동 생산성이 증가하면 그만큼이 성장률로 나타난다. 고용에는 변화가 없는데 고령화로 인해 생산성 증가율이 감소하거나, 연구개발 효율성 증가로 인해 생산성 증가율이 높아진다면 우리는 성장률의 변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고령화로 인한 생산성 감소 효과나 연구개발 효율성 증가로 인한 생산성 증가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노동 생산성에 변화가 없더라도 고용이 늘어나면 그만큼이 성장률로 포착된다. 생산성이 증가하더라도 그 증가율이 일정하다면 경제 성장률과 고용 증가율 사이에도 일정한 관계가 성립한다. 이 관계를 이용하면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있을 때 그 고용효과를 계산할 수 있다. 예컨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성장률이 몇% 증가할 것인지 예상할 수 있다면 그에 따라 늘어나는 일자리 수도 계산할 수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성장률을 몇% 감소시킬지 예상할 수 있다면 그에 따라 줄어드는 일자리 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관계로부터 우리는 인구가 감소해서 노동시장에 참여할 사람의 수가 줄어들더라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경제 성장률 감소를 겪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설사 감소하더라도 훨씬 완화된 형태일 것임을 알 수 있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필요한 인력 수요가 줄어 일자리가 줄어들 것처럼 보이지만 동태적으로 관찰하면*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나고 생산도 늘어난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기업경쟁력이 올라가 시장이 커지고, 물건과 서비스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되어 잠재적으로만 존재하던 사람들의 욕구가 시장 수요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생산성은 성장률에 다양한 경로로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동태적 관찰: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와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방식
2. 인구와 경제 성장
모든 경제지표가 일정한 비율로 증가하는 안정적 상태에 있다면, 인구 내에서 고용된 사람의 비율이 일정하여 인구증가율과 고용증가율이 같다. 단기간만을 관찰하면 이런 가정이 만족스럽게 충족되지 않지만, 장기간 관찰하면 이런 관계가 확인되고 오히려 현상을 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장기간을 분석 대상으로 하는 경우 경제학자는 흔히 고용증가율과 인구증가율이 같다고 가정한다.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제시한 지난 2천 년간 인류가 성취한 성장률, 인구증가율, 생산성 증가율 추이를 보여주는 표는 이러한 전제하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표를 통해 경제 성장에 관한 인류사의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10%가 넘는 고도성장기를 수십 년 경험했다. 외환위기 이후 성장률이 감소했다고는 하나 특별한 시기가 아닌 이상 연평균 3% 이상은 성장해 왔다. 때문에 2% 성장률도 낮다고 생각하고 경제 성과가 부진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지난 2000년간을 돌이켜 보면 1800년 이상의 인류사에서 성장률은 인구증가에서 비롯되었고 생산성 증가율은 0에 가까웠다.
18세기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개량했다고 곧바로 산업지형이 변화하고 생산성이 증가했던 것은 아니다. 증기기관을 이용하는 기계와 설비가 나오고 그것을 이용한 운송수단이 출현한 뒤에야 비로소 산업 지형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생산성도 증가했다. 그제서야 비로소 생산성이 성장에 지배적으로 기여하게 되었다. 현재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생산성을 크게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생산성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가 관찰할 수 있기까지는 (18-19세기보다 변화에 대한 적응이 빨라진 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어도 수십 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 경제에서 제조업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이 그러했던 것처럼, AI를 포함한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데에는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즉, 인구증가율보다는 생산성 증가율에 의해 경제 성장이 규정되는 19세기 이후의 시대적 특징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3. 인구감소와 일자리
인구가 감소하면 일하려는 사람이 줄어들어 실업 문제는 사라지고 소득은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현재의 일자리 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전제하고, 인구가 감소하여 노동력 공급이 줄어들면 일자리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과연 그럴까?
노동시장의 동태적 움직임을 조금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노동시장이 그처럼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경제 전체의 일자리 수는 인구 규모에 맞추어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솔로우 교수의 성장모델이 시사하는 점이기도 하다. 즉, 인구가 줄어들 때 일자리의 수가 지금과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리라는 가정은 실제 현실에서 일어날 현상과는 거리가 멀다.
한 사회의 시스템은 인구구조 변화에 맞추어 확립되는 특성이 있다. 보육시설·학교·교사·주택공급·의사의 수와 구성은 물론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의 규모도 인구구조에 맞추어 변화한다.
일반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생산활동 방식을 결정할 때 사람과 기계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를 고려한다. 사람을 구하기 힘들면 기계에 더 의존해서 생산활동을 한다. 때문에, 인구구조의 변화는 기업들이 어떤 기술을 선택할 것인지에 영향을 미친다. 특정 인력의 공급이 부족해서 해당 인력에 지불해야 하는 임금이 크게 상승하면 그 인력을 대체하는 기술을 대거 도입한다. 영국의 산업혁명 진행 과정에서 숙련된 장인이 부족해지자 그들을 대체하는 기계 도입을 늘리는 형태로 기술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노동시장의 실업이 줄어들고 노동자의 소득이 높아질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낼 변화를 꺼리고 기득권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상, 고소득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고 저소득자는 좋은 기회를 잡기 어려운 현실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결과적으로 평균소득이 올라가더라도 가난한 사람의 비율이 변하지 않거나 더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또한, 교육 체계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숙련기술인을 적절하게 공급하지 못하고 노동시장 내의 경직성이 지속된다면 미스매치*가 더 두드러진 현상이 되고 가장 중요한 실업률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미스매치: 개인이 보유한 기술 수준과 직무가 요구하는 기술 수준 간의 불일치를 광범위하게 지칭하는 개념
출생아 수가 감소하면서 학령인구가 줄어 학교들이 구조조정 압력에 직면해 있다. 숙련기술을 전수받아 기업의 연속성을 뒷받침해야 할 청년인구가 감소하면서 기업 활동도 제약받고 있다. 이런 현상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필요한 인력을 찾지 못한 기업이 문을 닫고, 그로 인해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다. 청년들은 고령자에 비해 높은 적응력을 보인다. 신기술 채택과 활용에도 민첩하다. 노동시장에 고령자는 상대적으로 많지만 수요는 제한되어 있고, 청년층은 부족하지만 수요는 크다. 이런 상황에서는 구인난은 구인난대로, 구직난은 구직난대로 커질 것이다. 인구가 감소한다고 일자리 사정이 반드시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일자리 사정을 좌우하는 관건은 기업과 노동시장 참여자들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4. 인구구조 변화와 산업 변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변화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고령자가 수요하는 상품과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산업이 성장할 것이다. 사회서비스업 분야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다. 내수에 주로 의존하는 서비스업에서는 고령화에 따른 변화가 뚜렷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70~80%에 이르는 한국 경제는 세계시장을 겨냥한 생산 특성이 강하다. 따라서 제조업과 전후방으로 연결된 서비스업은 고령화보다 대외경쟁력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인구감소가 산업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생산이 내수에만 의존한다면 인구감소는 수요 감소를 의미하고 산업을 축소시킬 것이다. 하지만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인구 변화에 대응해 기술을 조합하고 일하는 방식과 사람의 역할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산업구조 변화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인구감소로 숙련기술 전수가 어려워지면 인력 부족으로 공장이 문을 닫고 산업 생태계가 무너져 전체 산업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급속히 발전하는 AI 기술을 활용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축적한 제조 노하우를 데이터화하고 AI 기반 자동화로 통합하면서 전통적 숙련기술 전수 방식을 뛰어넘어 새로운 생산 방식을 확립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파운드리*처럼 설계도만 있으면 뛰어난 효율성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여러 제조업 분야로 확대할 수 있다. 인력 투입을 줄이면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자동차, 철도차량, 선박, 항공기, 우주선 등의 완제품 및 부품)을 공급하고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제조 과정 자동화로 전통적 일자리는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존 노하우를 시뮬레이션하고 통합하는 서비스(체계 통합)와 연구개발 등 연관 분야의 일자리가 현재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일자리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중, 공정이 더 복잡하고 산업도 세분화되어 있는 시스템 반도체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어떤 사람들은 인공지능 기술은 일자리를, 인구감소는 노동력 공급을 줄이므로 한국의 인구감소 시대가 기술변화 추이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구감소가 노동력 공급에만 영향을 주는 현상이 아니듯이 AI 기술의 출현 또한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본질은 아니다. AI의 출현은 과거와는 다른 종류의 일자리를 다수 만들어내는 변화이기도 하다.
인구감소는 그러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기술 조합의 폭과 기술 진화의 양태를 바꿀 동인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예컨대 숙련기술을 인적 전수하기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 기업은 AI를 학습시켜 숙련기술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 활용 양상에 따라 산업 생태계의 양태가 크게 변화할 것이다.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는 다양한 차원에서 가늠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의 수직계열화를 넘어서서 세계적 차원에서 협력업체를 거느리는 방향도 변화의 특성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것은 단지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세계적 규모의 시장을 갖게 된 한국의 문화산업도 국제적으로 인재를 조달하면서 상품의 생산 방식을 다양화하고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구감소를 포함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산업 지형을 변화시키는 커다란 동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지금보다 열악한 산업 생태계나 사회시스템으로 이행하게 할 요인이라고 예단할 이유는 없다. 부정적 효과를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로 이행할지 여부는 개개인이 저마다 요구되는 역량을 함양하고, 경제 및 사회제도를 큰 갈등비용 소모 없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재정비하고 적응시키느냐에 달려있다.
참고문헌 및 관련 자료
1. 토마 피케티(2014), 『21세기 자본』, 글항아리.
2. Solow, R. M.(1956), “A Contribution to the Theory of Economic Growth”,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LXX, February
1. 토마 피케티(2014), 『21세기 자본』, 글항아리.
2. Solow, R. M.(1956), “A Contribution to the Theory of Economic Growth”,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LXX, February
목차
1 생산성과 경제 성장
2 인구와 경제 성장
3 인구감소와 일자리
4 인구구조 변화와 산업 변화
해시태그
관련자료
AI 100자 요약·번역서비스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요약·번역한 내용입니다.
[전문가칼럼_인구위기 특집③] 노동시장과 경제구조의 변화ㅣ허재준 원장




